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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2월 18일 대구 지하철 방화사건

 

 

소방관이 시신을 수습하는 사진

(출처: 위키백과)

 

방화범은 2001년 상반기경 뇌졸증으로 쓰러져 오른쪽 상·하반신의 장애가 오게 되어 같은 해 11월 지적장애 2급 판정을 받았고 증세가 호전될 가망이 없게 되자 삶을 비관하여 다른 사람들과 함께 죽을 생각을 하고, 2003년 2월 18일 오전 8시 30분경 대구광역시 서구 내당동 소재 자신의 집 안방에서 1회용 가스라이터 2개를 상의 주머니에 넣고, 창고에 있던 자동차 세척용 샴푸통(용량 4리터의 흰색 플라스틱 통)을 꺼내 검은색 가방에 넣고 집을 나와 택시를 타고 가다가 대구 도시철도 1호선 송현역 부근에서 내린 다음 인근 주유소에서 휘발유 7,500원 상당을 구입하여 샴푸 통에 담았다. 그리고 1호선 송현역으로 들어가 안심방향 승강장에서 9시 30분경 안심역 방면으로 운행되는 1079열차의 1호차에 탑승하였다.

 

9시 53분경, 1079열차가 반월당역을 출발해 중앙로역에 도착할 무렵 2호차와 가까운 1호차 노약자석 옆 일반석에 앉아 있던 김대한은 1회용 가스라이터를 꺼내 불을 켜려고 망설이던 중 맞은 편에 앉은 승객으로부터 "왜 자꾸 불을 켜려고 하느냐"는 나무라는 말을 듣자 순간적으로 불을 붙이기로 결심하고, 1회용 가스라이터를 켠 다음 샴푸통에 들어 있는 휘발유에 불을 붙였다.

 

김 씨는 옷에 불이 붙자 황급하게 가방을 객실 바닥에 던졌고 불길은 순식간에 객실 내로 번지면서 화재가 확산되었다. 불길이 번지자 승객들은 우왕좌왕하며 황급히 대피하는 등 혼란이 일어났다. 1079열차 기관사 최정환은 중앙로역에 도착해 출입문을 연 뒤 "불이야!"하는 소리를 듣고, 운전실 앞에 있는 CCTV 화면에 객차 쪽에서 승객들이 서둘러 빠져 나오는 모습을 보고 운전실 옆에 있는 소화기를 들고 나와 불을 끄려 했지만 가연성 소재로 가득한 전동차 객실 내부의 불을 감당할 수 없게 되어 승객들에게 대피하라고 소리쳤다.

 

9시 55분 30초 경 1079열차와 반대방향(당시 대곡 방면, 현재는 설화명곡 방면)으로 운행하는 1080열차가 대구역을 출발하여, 9시 56분 45초 경 현장상황을 알지 못한 채 상행선 승강장에 진입하여 정차함으로써 1079열차에서 발생한 불길이 1080열차로 옮겨 붙으면서 화재가 확산되었다.

화재 발생 20여초 만에 대구지하철공사 종합사령실에 설치되어 있던 승강장 감시용 CCTV의 화면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을 정도로 검은 연기와 유독가스 분출량이 많았던 것으로 판단되며, 화재가 진행되면서 지하 3층 승강장과 1079, 1080의 두 열차 내부는 유독가스와 화재로 인한 열기로 인해서 많은 사람들이 대피하거나 우왕좌왕하는 등 아수라장이 되었다.

 

1079열차의 승객 대부분은 정차 중으로 문이 열려 있었고 기관사가 승객들에게 대피를 지시하여 대피한 반면, 반대방향으로 운행 중이던 1080열차는 화재 상황을 잘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역에 진입, 정차함에 따라 화재가 확산되어 많은 사상자가 발생되었다. 1080열차의 경우 중앙로역에 진입할 때 이미 승강장의 연기로 인해 전동차 외부의 시야가 전혀 확보되지 않았었으며, 특히, 발화지점인 1079열차 1호차와 인접한 1080열차 5~6호차의 승객들은 전동차가 중앙로역에 정차 후 전동차 외부상황에 대해 알 수 없을 만큼 이미 화재로 인한 연기가 지하 3층 승강장에 꽉 차 있는 상태였다. 다만 불행 중 다행으로 1080열차에 타고 있던 대구선 금호역의 권춘섭 역장이 비상 개방 장치를 취급하여 문을 열고 주위 승객들을 대피시켜 피해를 다소나마 줄일 수 있었다.[1] 훗날 권씨는 이 활동을 인정받아 2013년 6월 7일 개설된 철도안전 명예의 전당에 헌액되었다.

 

사고 당시 화재가 처음 화재 발생한 안심행 1079열차에는 방화범을 포함한 250여명이, 반대방향(대곡)행 1080열차에는 180여명의 승객이 탑승했었다.

지하철에서 불이 나자 중앙로역 일대는 유독가스로 매캐한 냄새가 진동했으며, 환풍구와 출입구 등에서 나온 시커먼 연기는 시내 전체를 뒤덮어 앞을 제대로 분간할 수 없는 정도였으며, 사고소식을 접한 뒤 가족들의 생사를 확인하려는 사람들과 이를 지켜보는 시민들로 아수라장을 이뤘다.

 

또한, 지하철에 탔을 것으로 추정되는 승객 가족들은 현장에 나와 발을 동동 굴렀고, 일부 가족들은 경북대학교병원과 동산병원 등을 뛰어다니다 눈물을 흘리며 현장으로 되돌아오기도 하였으며, 사고수습대책본부와 언론사에는 사고경위와 사상자 명단을 알 수 없겠냐는 문의전화가 쇄도하였다.

 

사고가 나자 경찰관과 소방관이 긴급 출동하여 현장지휘소를 설치함과 동시에 중앙로 일대 차량출입을 전면 통제하고, 소방인력과 장비를 동원하여 화재진화와 구조작업을 펼쳤으나, 화염과 유독가스로 현장접근이 힘들어 구조가 지연되자 이를 지켜보던 많은 시민들은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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